[육아] ADHD 학습 시간은 도대체 어떻게 확보해야 할까요?
ADHD
정의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ADHD)는 아동기에 많이 나타나는 장애로, 지속적으로 주의력이 부족하여 산만하고 과다활동, 충동성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ADHD의 가장 좋은 치료는 역시나 약물치료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ADHD 아이들은 번뜩이는 창의력과 넘치는 아이디어를 가진 장점이 있는 반면 주의력 부족과 충동성이 발목을 잡아 부정적인 피드백을 늘 달고 살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군다가 학교 생활의 80%를 차지하는 학습 시간은 아이들을 더 좌절하게 만들 수 밖에 없습니다.
ADHD 아이들의 부모는 학교에서 혹시나 또 교우관계, 학습 방해등으로 전화를 받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지내는 시간이 안 그래도 부담인데, 아이들의 학습까지 챙기려니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육아 좌절감에 빠지곤 합니다. 이 아이를 도대체 어떻게 양육을 하고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지 막막함은 이루 말 할 수 없지요.
우리 아이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학습에 재미를 부칠 수 있을라나요? 이런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주의력이 어느정도 있는 아이들도 학습을 좋아하기가 어려운데 학습의 효율이 도무지 오르지가 않는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본인도 ADHD를 앓고 있는 지나영 교수님은 김밥 요법을 이야기 했답니다. 아이들이 할 수 있는 학습을 썰어서 먹을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지요. 여기서 집중해야 할 것은 큰 덩어리를 나눈다는 것입니다. ADHD 아이들은 대부분 불안도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감각적으로 예민함을 동반하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때문에 부담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학습의 경우 아이들은 그냥 포기해 버리거나 계속적으로 "못할 것만 같다."는 불안감을 소호하거나 부정적, 공격적인 언어를 쏟아내어 양육자를 좌절하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밥 요법을 한 번 살펴 볼까요? 김밥 요법의 핵심은 나눈다는 것인데, 또 한 가지 더 기억할 것이 있습니다. 한 입 크기가 아이의 입 크기에 맞아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썰어서 주었다 한 들 아이가 크다고 느낀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처음 학습을 자리잡게 하고 싶다면 5분을 추천합니다. 도대체 5분만 공부해서 어떻게 하지요? 하루 5분이 아니라 한 시기에 5분으로 시작해 보세요.
저학년이거나 학습 시도에 거부가 너무 많은 아이라면
먼저 학습 5분 + 휴식 5분을 한 세트로 해서 4세트 정도를 시작해 보세요. 그럼 20분을 목표로 시작할 수 있어요.
우리 아이들에게 필수인 학습 도우미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비쥬얼 타이머 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보이는 것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예전엔 구글 타이머가 전부 였지만 요즘엔 비쥬얼 타이머가 다양하게 나와 있어요. 아이들은 자신이 해야할 것이 분명히 보이면 더 쉽게 수긍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크기가 더 작은 것일 수록 부담이 덜하겠지요? 비쥬얼 타이머의 5분은 무척 작아보인답니다. 시작할때부터 비쥬얼 타이머를 적극 활용해 보세요. 게임, 영상등을 볼 때에도 활용하시면 좋습니다.
학습 시간도 중요하지만 학습의 종류도 중요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쉽게 질려하고,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여러 과목을 학습해야 한다면 매일 다른 과목을 정해서 하루에 한 과목을 길게 공부하기 보다는 여러과목을 조금씩 짧게 하루에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루에 국어 4장을 공부하기 보다는 국, 수, 사, 과 각 1장씩 공부하는 것이 우리 아이들에게는 더 수월하다는 이야기 입니다. 아무리 어려운 공부라도 1장 혹은 1쪽만 하면 된다면 부담이 덜 하답니다. 대신 우리 아이들에게 '꾸준함'의 힘을 경험하도록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하루 1쪽은 작은 양인 것 같지만 일년에 250일만 공부한다고 해도 그 양은 무시할 수 없는 학습 양입니다. 그리고 꼭 아이가 한 권의 책을 끝냈다면 폐기하기 전에 얼마나 열심히 그 일을 해낸 것인지 축하하고, 자신이 공부한 것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꼭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학습 5분 + 휴식5분 세트가 익숙해 졌다면 점차 학습 시간을 늘려주세요.
학습 10분 + 휴식 5분
학습 15분 + 휴식 5분
이런 형태로 학습 시간을 점차 늘려주세요. 그러나 너무 많이 늘리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약물치료를 하고 있는 아이들의 경우 학교에서 머무르는 시간에는 약효로 인해 주의력이 양호하지만 가정에서 학습을 하려고 할 즈음에는 약의 효능이 이미 약해진 시기이며 반동 효과로 오히려 더 산만함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속박되어 있다가 갑자기 자유가 주어진 것처럼 고삐 풀린 망아지가 되지요. 그러므로 우리 아이의 상태를 유심히 관찰하시고, 너무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시작해 주세요. 과욕은 언제나 부작용을 낳는답니다. 초등학생이라면 총 학습 시간에 1시간을 넘어가게 되면 아이의 저항이 심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학습에 대한 의욕을 스스로 표현하기 전에는 총 학습시간이 1시간을 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ADHD 아이들은 '억지로' 주의력을 발휘할 수 없는 아이들이지요. 이것은 아이들이 절대로 어른을 괴롭히려고 저항하는 것이 아닙니다. ADHD 아이들이 쏟아내는 "저는 못해요.", "왜 나를 괴롭게 하는거야!", "안해!" 심지어 "없애버릴거야!", "죽여버릴거야!" 이외의 욕설을 비롯해 맥락없는 폭언들은 "저는 지금 너무너무 불안해요!", "불안해서 살 수가 없어요!", "못할 것 같아서 견딜 수가 없어요!", "못하는 것은 시작도 하기 싫다니까요!" 와 같은 말의 다른 표현입니다. 하지만 아이의 사정을 모르는 어른들은 예의 없는 아이, 부모가 잘 못 가르친 아이로 아이에게 낙인을 찍어버리지요. 우리 아이들이 혼자 버텨야 하는 세상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험난할 지도 모릅니다.
학습이 우리아이들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너무 두려움에 빠져 있기 보다 아이가 잘 하는 것을 더 응원해주고, 칭찬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스스로 무엇인가를 잘 할 수 있다는 효능감이 아이가 세상의 부정적인 피드백에도 비뚤어지지 않고 견디게 해 주는 힘입니다. 우리아이들은 어른들의 잔소리와 훈계를 달고 살아갈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의 반짝이는 면이 있다는 것을 꼭 잊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우리 보다는 아이가 스스로의 힘을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가 잘하는 것을 수시로 알려주시고, 아이의 성장을 꼭 칭찬해 주세요. 너는 느릴지라도 꼭 앞으로 나아가는 아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세요. 때문에 아이에게 알려줄 것이 있다면 아주 작은 단위로 쪼개어 조금씩 천천히 일깨워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세상이 아이에게 등을 돌릴 때, 아이마저 자신에게 등을 돌리지 않도록 아이의 정신 건강에도 늘 관심을 기울여 주세요. 학습에서 아이가 가져오는 성취, OO과목 100점등이 당장은 크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긴 호흡으로 세상을 살아나가는 것이고, 좌절을 겪더라도 회복탄력성을 가지고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는 힘입니다. 아이를 다그쳐 당장의 100점을 얻으려는 마음보다는 아이가 학습은 할 만한 것이라고 느끼고, 작은 성취의 경험들을 꾸준히 쌓아가는 것을 통해 세상을 긍정적인 눈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우리 함께 애써 봅시다. 우리 아이들도 할 수 있습니다. 배우는 방법이 다르고, 집중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그리고 우리들도 별나게 다른 아이를 키우고 있는 만큼 늘 스스로 쉴 시간을 확보하고, 우리의 정신건강도 꼭 챙기도록 해요. 우리가 행복하고 마음의 안정이 있어야 우리 아이들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모든 ADHD를 키우는 부모님들 정말 위대하시고, 오늘도 고생이 많으십니다. 오늘은 꿀잠 주무시고, 내일의 하루를 시작하도록 해요! 힘 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