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기를 감각적으로 예민한 아이들이 있어요. 물론 감각적인 기민함을 살려 그 분야로 성공하는 사람들이 있듯이 감각적 예민함을 꼭 없애 버려야 할 것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지만 감각적으로 예민하면 아무래도 일상 생활에 어려운 점이 많지요.
촉각적으로 예민할 수도 있고, 후각이나 미각이 예민한 아이들도 있고, 청각이 예민한 아이들도 있어요. 촉각에 민감한 아이는 옷을 입는 것도 굉장히 싫어하고, 익숙한 옷만 입으려고 하거나 집에만 오면 모조리 옷을 벗어버리는 경우도 있지요. 당연히 옷에 붙어있는 세탁용 택이나 브랜드 택도 이 아이들에게는 굉장한 부담이지요.
미각이 예민한 아이들은 편식쟁이인 경우가 많아요. 미각을 자극하는 일이 이 아이들에게는 즐거움이 아니라 고통이라 새로운 양념이나 소스를 먹는 것도 힘들고, 새로운 음식을 먹는 것, 거친 채소류를 먹는 것 모두 어렵죠. 그래서 플레인 한 음식들만 먹게되고, 부드러운 음식만 찾는 경우도 많아요. 새로운 것을 먹어보라고 하면 마치 사약이라도 받은 것 처럼 어쩔 줄을 몰라하기도 해서 주변 사람들을 당황시키고, 급식 시간에도 흰밥만 먹고 오기도 하고 말이지요.
또 청각에 예민함이 있는 아이들은 어떨까요? 청각이 예민해서 불쑥 나는 큰소리를 모두 부담스러워 하기도 하죠. 지하실 환풍기 소리, 화장실 비데 물소리와 물내리는 소리, 에어컨 실외기소리,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 등 정말 생활소음에까지 민감하니 같이 생활하는 가족들은 이걸 어떻게 해야 되나 싶죠.
심지어 빛에 예민한 아이도 있어요. 현관에 들어가는데 센서등이 켜지면 그걸 또 참기가 힘든거예요. 그리고 늘 있던 장소에서 익숙한 조도를 지켜 주기를 바라는 아이들도 있지요. 너무 눈이 부셔서도 안되고, 또 너무 어두워도 안되구요. 그것에 집착까지 하는 아이들도 있어요.
아이의 잘못은 아니지만 이렇게 감각이 예민한 아이들의 양육자는 배려를 하다가도 지치는 경우가 많죠. 어디까지 배려를 해 줘야 하나 이렇게 하다가 이 아이가 영영 화장실 물도 내리지 못하고, 지하실은 한 발자국도 갈 수 없고, 센서등이 있는 곳은 다 피해야 하나 싶지요. 아이들도 자신있게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을거예요. 하지만 심리적인 두려움 때문에 할 수가 없는 것이겠지요. 심리적 두려움은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서 주변 사람들도 납득 하기가 어려워요.
이렇게 감각적 예민함은 감각 통합 치료를 통해서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도 많지만 일주일에 한 번 정도의 감각통합 수업만으로 아이의 감각의 예민함을 개선하는 것은 쉽지 않지요. 그래서 가정에서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활동을 병행하시거나 감각통합치료가 어려운 경우에는 가정에서라도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소개해 봅니다.
촉각이 예민한 아이들에게는 낯선 감각을 편안하고 안전한 공간에서 느끼게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모래놀이나 클레이 그리고 슬라임, 밀가루 반죽놀이, 곡식 및 가루 놀이등 다양한 재료등을 소개하고 김장매트 같은 것을 하나 준비해 주셔서 마음껏 만져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아이들에게 소개하는 것도 조금씩 나아가야 해요. 모래를 전혀 밟을 수 없다는 아이를 모래판 위에 털썩 던져 놓는 건 정말 지양해야 합니다. 모든 것은 정말 조금씩 나아가야 합니다. 들어가지 않으려 하면 자주 눈에 띄는 곳에 두고 눈으로 먼저 탐색하게 하고 아주 천천히 조금씩 만져보게 해야합니다. 그리고 그것도 어려우면 양육자가 만지는 것을 보게 하는 것도 좋아요. 자꾸 보다보면 괜찮고 안전하다고 느낄 테니까요. 아이에게 빨리 한 번 만져 보라니까 하고 종용하는 것은 아이의 부담을 더 키우는 길이지요.
미각의 예민함은 편식쟁이를 불러오는데요. 정말 개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루에 세번은 꼭 식사가 있고, 식사는 곧 건강 문제로 이어지니까요. 아이가 직접 먹어보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면 같이 장보러 다니기를 일단 많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이 있다면 그것 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김을 좋아한다면 다양한 브랜드의 김이 있다는 것을 마트에 가서 직접 보고 직접 골라보도록 하세요. 아이가 고기를 좋아한다면 정육코너에 가서 여러 부위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너는 어떤 고기가 제일 마음에 드는지 묻고 또 같이 조리하면서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일 난이도 높은 채소는 고르는 것만 도와 달라고 하세요. 처음 시작은 신선한 채소는 어떻게 고르는 걸까 하는 주제로 나아가면 좋습니다. 계속 만져보고 골라보고 하면서 시각적으로 전달되는 부담감 부터 낮추는 것이 좋습니다.
청각적 예민함 역시 비슷하게 접근 합니다. 자신이 내는 소리를 작게 또 크게 다양하게 조절해서 내 보도록 하는 놀이 등을 통해 큰 소리와 작은 소리에 익숙해 지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특정 소리를 싫어하는 아이의 경우에 일단 직접 그 소리를 듣기 보다는 동영상으로 촬영한 것을 보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변기 소리를 무서워하는 아이의 경우 다양한 변기 물내리는 소리를 동영상으로 담아와 하루에 한 번 정도씩 보게 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노이즈 캔슬링 헤드셋을 착용한 채로 소리가 두려운 장소에 가 보는 것도 좋습니다. 여기서도 포인트는 아주 조금씩 나아가는 겁니다. 한 번 해봐! 뭐가 무서워! 하나도 안 무서운데! 그렇게 접근 하면 아이는 더 꼭꼭 숨어 버린답니다. 너무 조심할 필요는 없지만, 아이가 용기를 내려면 아주 작은 계단 하나 오르기 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작고 잔잔한 물결이 아이에게는 큰 쓰나미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는 걸 알아주시고,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 주시되 아이가 큰 쓰나미가 잔잔한 파도라는 사실을 알아갈때까지 옆에서 든든히 함께해주시는 것이 아이를 앞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어떠한 감각적 예민함이라도 극복할 수 있어요. 단, 조금씩 다양하게 천천히 그 자극에 노출되게 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무턱대고 이거 한 번 해보라니까! 하고 아이에게 제시하는 것은 아이를 더 예민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주세요. 우리 아이들도 할 수 있어요. 배우는 속도가 조금 느릴 뿐이지요. 그리고 늘 말씀드리는 것이지만 이 모든 변화들은 부모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인정이 뒷받침 되어야 조금이라도 더 빨리 일어날 수 있어요.
더 많이 안아주시고, 무조건 적인 사랑을 표현해 주시고 한 발자국이 아니라 반에 반 만큼만 앞으로 가더라도 그 노력을 인정해 주세요.
"쉽지 않았을텐데, 용기 내어줘서 고마워. 정말 대견하다."
양육자의 한 마디가 결국에는 아이들을 나아가게 합니다.
아이도 자라고 우리도 자라는 그런 하루 되길 바랍니다.
오늘 하루도 할 수 있습니다!
'하이퍼그라피아 > 천천히 자라는 아이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치료] 심리운동치료(Psychomotorik) - 나의 몸에서 시작해 세상을 배운다. (1) | 2022.09.22 |
---|---|
[육아] 틀리는 것은 못 참지! - 완벽을 추구하는 아이들 (2) | 2022.09.20 |
[육아] 울고불고 떼쓰는 감정조절 어려운 아이 어떻게 하죠? - 3단계 전략이 있다! (0) | 2022.09.16 |
[치료] 아낫바니엘치료법(ABM - Anat Baniel Method) (0) | 2022.09.16 |
[치료] 인지행동놀이치료(CBPT - COGNITIVE BEHAVIORAL PLAY THERAPY) (0) | 2022.09.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