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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의 취향에 대하여/동네영화관

[영화] 톰 후퍼 - 레미제라블 - 가혹한 운명앞에 자신을 찾아나선 한 남자의 이야기

Les Miserables, 2012


그는 숨어살았지만 결코 어두운 곳에 파뭍혀 있지 않았다.

그는 쫓기며 살았지만 마음만은 늘 무엇인가를 좇으며 살았다.

우리가 어린시절에 한 번 쯤 들어보았을 그 이름 "장발장" 

레미제라블은 그 남자의 이야기다. 이번 영화는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스크린으로 옮겨온 것으로

1998년리암니슨 주연으로 개봉했던 레 미제라블과는 다른 버전이다.














영화를 뮤지컬로 옮길때와는 다른 방식으로 

뮤지컬을 영화로 옮겨 놓았을 때 사람들은 많은 기대를 하곤한다.

무대에서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연출가의 상상력을 어떤 장치를 통해 영화에서 구현해 낼까 하는 것!

이 번 영화 레미자라블은 그런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었다.



현장에서 반주를 틀어놓고 그것을 부르면서 연기한 탄탄한 배우들은 물론이고, 

프랑스 혁명을 도모하는 현장은 시대상을 반영하는 동시에 유연한 곡선을 살린 현장의 모습은 

아름다움을 더해 영화속으로 빠져 들 수 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언제나 저마다의 가치를 추구하며 산다. 

하지만 그 가치는 대부분 내 눈앞의 가치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부분의 예술이 놀고 먹을때나 눈에 들어오는 것이라고 치부해 버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우리가 손내밀어 얻으려는 것에 대한 욕망들은 그 보다 더한 무엇인가를 위해 늘 갈구하는 것이고, 우리는 바쁘게 스쳐 지나가는 시간속에서 그것을 놓친채 허우적거리고 있다. 

  이 영화는 물론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 인물을 완전히 살아내는 부족함 없는 배우들과 그 시대를 여실히 반영하는 의상과 장면마다 탄성을 지르게 하는 아름다운 구도 그리고 뮤지컬에서 이미 수없이 검증된 음악까지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 잘 된 부분을 열거하는 것 보다 훨씬 힘들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가 물에 빠진 아이처럼 허우적거리며 잡고 싶어했던 그 지푸라기가 어슴프레 우리의 손에 들어오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보고 그토록 빠져드는 것이 아닐까.

  눈 앞에 보이는 그 무엇이 아니라 우리가 늘 찾으려고 했던 것이 레미제라블 속에 있다. 한 사람이 바꾸기엔 너무 틀어져 버린 세상 속에서 장발장과 마리우스가 찾고 싶었던 것은 우리가 기대고 싶어하는 그 무엇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좇았던 그 위에 늘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었을 그 가치들이 스크린을 통해 스며든다.

   이번 영화를 위해 전곡을 편곡한데다 배우들이 현장에서 직접 부르며 연기한 탓인지 노래 가사가 마음속으로 빨려 들어오는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에포닌 역의 사만다 뱅크스는 25주년 기념공연에서 이미 에포닌역을 했던 터라 그녀의 On my own은 영화속 명장면이었다. 빗속의 그녀는 오래토록 내 기억속에 남아있을 것 같다. 누군가를 짝사랑하고 있는 사람, 그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내어 주어도 아쉬움이 조금도 남지 않을 것 같은 그녀의 사랑은 슬프지만 아름다웠다. 실은 뮤지컬에서 제대로 된 On my own만 듣는다해도 아깝지 않을 정도이니 영화속에서 사만다 바커스를 만난 것은 필연이 아니었을까 싶다.

사만다 바커스의 On my own과 오랫동안 잊을 수 없는 목소리의 레아 살롱가의 On my own ^^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것을 지체없이 행동으로 옮기는 장발장은 프락시스를 온 몸으로 실천하는 사람이었다. 굶주린 조카를 위해 빵을 훔친 죄목으로 19년을 복역했던 그는 온갖 분노에 젖어 있던 보통 사람이었지만 미리엘 주교의 용서는 그를 새로운 삶을 결심하고 신념에 따라 움직이는 따뜻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 자베르에게 끝없이 쫓기면서도 그는 결코 스스로를 더럽히지 않았다. 사랑을 보여주었고, 그 누구에게도 그 어떤 강요도 하지 않으면서 마음 한 구석을 슬며시 건드린다. 

  우리는 그런이에 목말라 있기 때문에 이 영화가 그토록 마음 깊은 곳에서 울림을 주는 것은 아닐까.

  세시간 가까이의 러닝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어쩌면 내가 기다리던 이야기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은은하게 오래 남을 작품이다.


  


4월즈음 블루스퀘어홀에서 뮤지컬이 다시 개봉한다고 한다. 영화에서 느낀 그 감동을 뮤지컬에서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행복한 기다림에 젖어야 겠다. 

  



레미제라블 (2012)

Les Miserables 
8.3
감독
톰 후퍼
출연
휴 잭맨, 러셀 크로우, 아만다 사이프리드, 앤 해서웨이, 헬레나 본햄 카터
정보
드라마, 뮤지컬 | 영국 | 158 분 | 201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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