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백이 있는 여행/먼여행이야기

[홍콩] 먹기 위해 갔던 건 아닐테지만...


홍콩! 

홍콩이라는 장소가 나에게 심어준 설레임은 말로다 할 수 없다.

그 장소만이 가지는 분위기를 원했지만 왠지 도착했을 때의 느낌은 또 다른 서울에 온 것 같은...

조금은 흐린 분위기 였다.


공항에서 직접 연결되는 열차를 타고 들어오면 다시 호텔로 가는 조그마한 셔틀을 운영하는 곳이 있다.

때문에 편하게 시내까지 이동할 때에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버스를 타고 가는 길에도 시티 투어를

하는 것 처럼 홍콩의 모습을 조금씩 음미할 수 있었으니까.

호텔에 도착해서 짐을 풀기 전에 호텔에서 내려다 본 홍콩은 뉴욕 맨하튼을 축소해 놓은 느낌이랄까. 마치 센트럴 파크의 축소판을 내려다 보는 듯한 기분이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홍콩을 찾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오르게 되는 곳이다. 내가 들고 있는 시크릿 홍콩은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여행 책자였다. 상점이나 명소에 대한 설명은 있었지만, 정말 시크릿! 찾아가는게 쉽지가 않았다. 오히려 아이폰으로 다운받아간 홍콩 앱의 지도가 더 쓸만했으니까.


중간에 사람들이 웅성웅성 거리는 모습에 내렸는데, 생각해 보니 런닝맨 촬영지였다.

이 곳에서 칵테일 음료에 들어간 베이스를 맞추는 게임 같은 걸 했었던 것 같다.

일단은 허기를 달래야 했으니, 조심스레 분위기가 좋은 식당에 들어갔다. 압구정이나 이태원 서래마을 같은 분위기가 나는 이 곳은 브런치를 맛보거나 간단한 식사를 하기에 좋은 곳이라 편안한 마음으로 들어가서 점심을 때웠다. 따뜻한 조명과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는데, 오래된 건물을 계속 쓰고 있는 곳 같았다. 서울 서촌에서 갔던 가스트로통의 따뜻한 분위기와도 닮아 있다.


파니니와 샌드위치는 그냥 파니니와 샌드위치였다. 특별한 맛이 있는 건 아니었으니 다음에 온다면 다른 집을 찾지 않을까 싶다.


홍콩은 아기자기한 샵들이 참 많은데, 선뜻 무엇인가 사게 되지는 않는다. 홍콩에 오는 젊은 사람들은 무엇보다 쇼핑을 목표로 하겠지만 생각보다 살 것이 많지 않은데다. 가격도 그리 저렴한 편이 아닌 것 같다.

마음에 꼭 드는 팬시점에서 사진을 한 장 남겼는데, 의도 하지는 않았지만 뭔가 꽃거지 느낌이 아닙니까?

홍콩의 명물이라 불리는 타이청 베이커리를 그냥 지나칠 수야 없지. 타이청 베이커리를 찾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가지고 있는 지도가 매우 허술했고, 내가 블로그에서 찾아서 띄엄띄엄 적어간 것으로는 도무지 알 수 있는 것들이 없었던 탓에 나에게 가장 큰 단서는 바로 "모자가게" 였다. 모자가게 골목으로 들어가세요 라는 말만 붙잡고 헤매이길 30여분 쯤 했을까! 드디어 찾았다. 타이청 베이커리!


에그 타르트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간식 중에 하나다. 하나만 먹어도 든든하고, 입안으로 퍼지는 계란의 풍부한 맛과 그 부드러움이란! 그래서 꼭 맛보고 싶었다.



사진을 찍긴 했지만 정말 게눈 감추듯 먹어치웠다. 

홍콩을 다시 찾는다면 이 에그타르트 만큼은 다시 한 번 먹어 볼 것 같다. 

아웅 저 좋아하는 표정 보게! 광대가 하늘까지 올라가겠어.


쇼핑을 하보자면서 이번에 홍콩의 타임 스퀘어로 갔다. 

에롱... 홍콩의 타임스퀘어는 기대 이해였다. 

느낌은 여의도의 ifc몰과 비슷하다. 지하에 식료품 코너에는 세계 곳곳에서 들어오는 다양하고 신기한 식재료로 넘쳐났으나 나는 요리에 문외한이라 아무짝에도 쓸모도 없고, 관심도 가지 않았다. 

지하철에서 내려서도 한 참 걸어가야 하는 타임스퀘어는 최악의 선택이었던 것 같다. 


무엇인가 타는 것은 꼭 타봤음 싶어서 피크트램을 타기로 했다. 산을 타고 올라가는 피크 트램은 밤에 타면 홍콩의 야경을 볼 수 있고, 마치 건물들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요것 만큼은 타봐야지 하고 걷기 시작했다.


저 슬리퍼를 신고, 좀 오래 걸었던 것 같다. 

피크 트램 정류장에 도착해서 사진을 찍고 있었지만 이미 인산인해를 이룬 정류장. 

사진 찍지 말고 줄부터 서야 했건만 이건 초심자의 자세로 이해해 주세요.


정말 발 디딜 틈 하나없다. 평일이었던 것 같기도 한데, 어찌 저리 사람이 많았을까.

명당 자리를 꿰차기 위한 사람들의 발걸음이 분주했다. 마치 피난 행렬같은 이모습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저마다의 언어로 저마다 각기 다른 말투로 같은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겠지.


"사람이 너무 많다."

"트램은 언제오나."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 


뭐 이런 저런 이야기들! 

드디어 코 앞까지 왔다. 얏호!


나는 뭐 높은데만 올라가면 날씨가 이모양이다. 

독일에서 가르미슈 파르텐 키르헨 갔을 때도 날씨가 이모양 이었다. 

가르미슈는 날이 좋으면 한 쪽에서는 스키타고, 한 쪽에서는 푸른 들판에서 뛰어 노는 염소도 

볼 수 있다고 했는데, 안개낀 날씨라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오늘 홍콩 날씨는 흐림 입니다.

줸장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