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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의 취향에 대하여/책읽는소녀

[책] 인생학교: 돈 - 존 암스트롱

개인적으로 알랭드 보통을 신뢰한다. 


그의 글은 지겨울 수는 있을 지언정 이건 아니잖아 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는 2008년 영국 런던 마치몬트 거리에 인생학교라는 특별한 프로젝트학교의 문을 열고 강연과 토론을 해 오고 있다고 한다. 그의 저작을 만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의 글을 읽으면서 나의 생각도 정리해 보게 되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그를 만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때문에 인생학교를 그에게 추천받은 강의라는 느낌으로 읽어 내려가는 중이다.

  인생학교:돈은 경제와 철학을 쫀득하게 결합시키려는 시도로 만들어진 책인것 같다. 존 암스트롱은 거드름을 피우는 쪽은 아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구요. 어때요 멋있지 않습니까? 라는 식의 강요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나도 실은 여러분들 처럼 이러한 면이 있죠. 그러니 이렇게 한 번 생각해 보는 시도는 어떨까요? 하고 말문을 연다.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인지 빠르게 책장을 넘겨갔다. 그리고 나 자신과 돈과의 관계를 가볍게 다뤄 보기 시작했다.

 나 자신은 어렸을 때부터 돈 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여겨 왔던 것 같다. 돈이라고 하면 일단 사회적인 지위를 결정하는 역할을 행사하는 것으로 여기고, 내가 남들보다 돈이 없다는 것은 무능함을 표시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에 피자라면 돈을 피자의 도우처럼 여겼던 것 같다. 돈을 '공부', '매력', '사랑', '인기'와 같은 것에 완전히 투영시켜버린 적도 많았다. 지금은 조금 나아진 것 같기도 하지만 돈이 가지고 있는 힘을 마치 피할 수 없는 쓰나미 처럼 여겼던 것 같다. 

  존 암스트롱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정확히 이해한 것이 아니라 내 식으로 이해한 것이다.) 돈이라는 존재는 피자의 한 조각과 같은 것이다. 내가 피자라면 혹은 누군가를 피자로 본다면 돈은 그 속에서 하나의 피자를 완성시키는 한 조각인 것이다. 물론 돈이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돈이 없다면 그 피자는 완성되지 않는다쯤의 생각이면 되지 않을까? 돈을 구태여 신격화해서 생각할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돈이 무조건 더럽다거나 돈을 가진 사람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을거야라는 식의 혐오감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애시당초 돈이 본래 가지고 있던 그 역할 "교환"에 충실하고, 어떤 일을 함으로써 돈을 벌고 또 그렇게 번 돈을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지 회피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흔히 살면서 "월급이 통장을 스치고 지나갔다."거나 "돈이 있을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지."하는 말을 많이들 한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그런 말을 할때 돈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어느정도 회피했던 것 같다. 그리고 돈에 대한 거짓말, 부풀림이나 축소가 언제든 일어나는 것이 사실이다. "야! 돈이 먹고 죽을래도 없다"거나 혹은 "우리는 그런데 자주 가. 애 아빠가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을 선호하거든."과 같은 눈가리고 아웅식의 허세(어느 방향으로든 허세)가 종종 일어난다.

  책을 읽으면서 '돈'이라는 존재는 맹신할 것도 피해야할 것도 아니라는 생각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대신 돈 이외에 다른 피자 조각들이 내게 있다는 것을 알고, 또 돈이 그 피자 조각에서 떼어낼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드러내 놓고 인정하고, 돈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것이 인생에 있어 선택과 집중을 가능하게 하고, 내 자신에 대해서도 더 잘 알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는 점에 가까워 지는 것이 오히려 돈에 대한 건강한 생각이 아닐까?


  그는 이와 같은 돈과 건강한 관계를 맺은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첫번째는 랜드마크 트러스트, 그리고 두번째는 우리도 잘 아는 볼프강 폰 괴테이다.

랜드마크 트러스트는 높은 수준의 상업화를 대변해 주고 있는데, 고 건물과 같이 보존하고자 하는 건물을 랜드 마크와 하고 그곳을 높은 수준의 상업화를 통해 보호하고 지켜나가는 것이다. 괴테는 자신의 삶에서 돈과 나머지 부분의 균형을 잘 맞춘 사람의 대표격이다. 그는 자신의 삶을 영위해 줄 수 있는 직업을 택하면서 동시에 돈이 자신이 추구하고자하는 가치나 아이디어에 뿌연스크린을 치지 못하도록 균형을 유지 했다.

  돈과 나 사이에 균형을 이루는 것은 어쩌면 내 자신에게 한 발자국 가까이 다가가는 길인지도 모르겠다.



인생학교: 돈

저자
존 암스트롱 지음
출판사
쌤앤파커스 | 2013-01-11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고상하고 유쾌하게 탐구하는 돈의 철학!돈에 관해 덜 걱정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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