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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의 취향에 대하여/관객이라는 이름으로

[뮤지컬] 어쌔신 - 당신은 누군가를 쏠 준비가 되어 있는가?

ASSASSINS

 

 

  누군가 나를 잡아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아무도 나에게 관심이 없다. 나에게 부여된 사회적, 심정적 지위 따위는 오래 전에 아주 보잘 것 없는 그 무엇으로 대체 되었을 뿐.

  스티븐 손드하임의 뮤지컬은 "Into the Woods"로만 기억하고 있다. 색깔있는 음악과 캐릭터 그리고 그의 상상력을 사랑한다. 때문에 어쌔신이라는 뮤지컬이 또 어떤 상상력을 가지고 나를 사로 잡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접근했다.

  어쌔신은 말 그대로 성공을 했든 혹은 그러지 못했든 간에 미국 대통령 암살을 시도했던 아홉명의 암살자들에 관한 이야기다. 강렬한 축제의 사격장신으로 시작하는 어쌔신은 음울하지만 환상적이고, 빈티지한 영상을 사용한 무대가 먼저 시선을 사로 잡았다. 표면적으로 그들의 목표는 단 한가지 "대통령을 암살하는 것"이다. 그들에게 주어진 암살의 기회가 시공간을 넘어서 그 현장으로 우리를 데리고 간다.

 

 


 링컨, 케네디, 루즈벨트, 맥킨리, 레이건, 가필드, 포드!

  대통령이 누구인지가 중요했던 것이 아니다. 그들은 자기 자신을 내어 보이기 위해 그 역사적인 장소로 갔다. 자신의 책을 홍보하기 위해서, 조디포스터에게 관심을 받기 위해서, 자신을 무시하는 친구들에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 주기 위해 혹은 직장에서 해고를 당해서... 그들은 도피할 곳이 필요했다. 오랜 챗바퀴속에 들어 앉은 자기 자신에게 주고 싶은 사람들의 손길!

  우리에게 이 뮤지컬이 좀 지루하게 느껴졌던 것은, 미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미국의 시대를 반영하듯 아홉명의 암살자들이 부르는 노래에는 그 시대를 반영하는 멜로디가 녹아 있지만 그것을 구분해 낼 만한 귀가 내겐 없었던 탓이다. 마치 심수봉과 이미자의 음악과 이문세 김광석의 음악 그리고 서태지 혹은 오늘날의 아이돌의 음악들에서 오는 차이와 같은 것들을 이 뮤지컬의 음악에서 감지해 내기가 어려웠던 탓이다. 

  하지만 뮤지컬 어쌔신은 배우들에게서 그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황정민의 익살스러운 연기와 최재림의 설득력있는 나레이션은 극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 스티븐 손드하임의 극적인 상상력과 빈티지한 무대를 보고 싶다면 어쌔신은 괜찮은 뮤지컬로 다가올 것이다. '암살' 모두다 총으로 시도하는 암살이라 극 중에서 총이 주는 긴장감과 연민을 끌어올리는 배우들의 캐릭터는 훌륭하다. 하지만 연말의 온화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즐기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출연진

리 하비 오스왈드/발라디어 역 최재림 강하늘
존 윌크스 부스 역 박인배
주세피 장가라 역 최성원
찰리 귀토 역 황정민 박성환
세뮤엘 비크 역 남문철 정상훈

레온 촐고츠 역 윤석원

 


어쌔신

장소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출연
황정민, 남문철, 이상준, 최성원, 정상훈
기간
2012.11.20(화) ~ 2013.02.03(일)
가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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